[한국일보] 나리분지 설원에서 캠핑을... 이글루 쉼터에서 환상 야영
- 작성일
- 2023.02.14 14:40
- 등록자
- 울릉_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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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겨울만 되면 동면에 들어가는 섬이었다. 풍랑이 심한 1~2월은 뱃길이 끊기기 일쑤여서 여행객은 겨울철에 쉽사리 울릉도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채 1만 명이 되지 않는 주민의 상당수도 섬을 비우고 육지로 나가 겨울을 나곤 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달라졌다. 풍랑경보만 아니면 대형 여객선 울릉크루즈가 매일 운항하기 때문이다.
울릉크루즈는 포항 영일만항에서 오후 11시 50분, 울릉 사동항에서 오후 12시 30분 출항한다. 항해 시간은 6시간 30분, 사동항에 도착해서는 일출을 볼 수 있고, 포항으로 나올 때는 선상에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KTX 이용 승객을 위해 승선과 하선 시간에 맞춰 영일만항과 포항역 간 무료 셔틀버스를 2회씩 운영한다.
울릉도 겨울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군과 섬 관광업계도 발 벗고 나섰다. 성인봉 북측 나리분지에서 울릉군이 3~5일 눈 축제를 연 데 이어, 울릉크루즈와 코오롱글로텍이 이달 말까지 ‘2023 울라윈터피크닉’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오후 북면 천부리 해안에서 꼬불꼬불 산중 도로를 올라 마지막 고갯마루에 닿자 나리분지가 낯선 동화나라처럼 펼쳐졌다. 우락부락 험악한 산속에 숨겨진 넓고 고요한 평원이다. 미륵산 형제봉 깃대봉 알봉 등 우람한 봉우리에서 가파르게 쏟아져 내린 산 능선이 나리분지에서 호수를 이룬 듯하다. 산자락과 들판이 온통 눈으로 덮여 그야말로 설국이다.
해발 약 350m에 위치한 나리분지는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다. 동서 약 1.5㎞, 남북 길이 약 2㎞로 좁은 땅이지만 울릉도에서는 대평원이다. 나리분지는 형성 과정만 보면 백두산 천지의 축소판이다. 화산활동이 거의 끝나가는 시기 땅속 마그마가 수축하면서 중앙부가 둥글게 함몰된 칼데라 지형이다. 이곳도 처음엔 호수였지만 퇴적물이 쌓이면서 물이 빠지고 지금처럼 평평한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하얀 설원에 ‘윈터피크닉’ 참가자들이 설치한 텐트가 옹기종기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이글루 모양 쉼터에는 알전구가 은은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하얀 눈과 어스름한 산 그림자, 따스한 불빛이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울릉도 오고 싶었던 이유가 눈이었는데, 이렇게 원 없이 볼 수 있고 눈으로 나만의 아지트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신나고 행복합니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소율씨는 첫 야영임에도 두려움보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야영장 중앙에는 커다란 고릴라 인형이 세워져 있다. 요즘 울릉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울라’ 캐릭터다. 코스모스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코오롱글로텍이 ‘울릉도 고릴라’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리조트는 송곳산이라 불리는 추산 아래 자리하고 있는데, 봉우리 형상이 언뜻 고릴라처럼 보여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기사전문 : 한국일보(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0710340003550)